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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의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원청업체의 책임의식 강화가 필요해
안송희 기자 | 승인 2013.05.22 |(0호)

2008년 이천 냉동창고 사고로 건설 노동자 40명이 숨졌지만 사업주에게는 벌금 2000만 원만이 부과됐다. 2011년 이마트 탄현점에선 대학생 등 협력업체 노동자 4명이 질식사했지만 이마트가 문 벌금은 고작 100만원이었다. 원청업체에 대한 처벌이 이렇게 가벼우니 대기업은 위험한 작업일수록 하청을 준다. 인건비도 줄일 수 있고 사고가 나도 책임을 면하기 쉽기 때문이다.

‘위험의 외주화(外注化)’는 안전관리를 소홀하게 만든다. 자연히 사고는 더 잦아진다. 한국에서는 산재로 연평균 2500명의 근로자가 사망한다. 2011년 한국의 산재사망률은 근로자 10만 명당 9.6명으로 계속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미국 3.8명, 독일 2명, 일본 2.3명에 비해 많은 수치다.

흔히 대기업이 수주(受注)생산 또는 예측생산을 함에 있어서, 2차적인 수주자인 중소기업에 부품의 제조, 소재(素材)의 가공 등을 맡기는 것을 하청 또는 하도급(下都給)이라 하고, 그 일을 맡아 하는 중소기업을 하청업체(기업)라 한다.

예를 들어 현대제철에서 일어난 외주 기업 사고를 들 수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감전 추락 붕괴 등 6건의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불명 상태다. 지난해 사고 말고도 이번해 5월 10일,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5명이 전기 용광로 안에서 보수공사를 하던 중 아르곤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사고 발생 전 회사 측이 전로(電爐)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아르곤가스를 주입했다. 전로를 수리할 때는 아르곤 유입을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 하지만 서둘러 보수 작업을 마치려다 발생한 사고다. 사고가 자주 일어나도 ‘남의 일’로 생각한 때문이 아닐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한 사고로 숨진 5명의 근로자는 하청업체인 한국내화 직원이었다. 이들은 작업 현장의 아르곤가스 누출 위험성을 모른 채 작업에 들어갔다.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산소마스크도 준비하지 못했다. 당진제철소에선 지난해 9월 이후 이번 사고 전까지 6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하청근로자 4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불명에 빠졌다.

민노총은 12일 “지난해 9월 현대제철 측에서 하청업체들에 공사기간 단축을 지시한 이후 노동자가 계속 사망했다”며 “현대제철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으나 고용노동부는 2주간의 현장감독으로 대체했고 결국 이런 참사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사고가 난 전로를 보수하는 동안 보수작업 일정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예전에는 12일이었던 전로 보수작업 일정을 계속 단축해 최근에는 6일로 진행하고 있었다.

장하나 의원은 “사고를 당한 사내하청 한국내화 노동자들은 평상시에는 3교대로 근무하지만 전로 보수작업 기간에는 작업 일정을 맞추기 위해 50명이 2개 조로 나뉘어 2교대로 24시간 작업을 진행한다”며 “보수작업 때 하청노동자들은 늘 죽음의 작업조라고 서로 얘기해왔을 정도로 노동강도가 심했다”고 전했다.

장 의원은 “이분들은 자기가 작업하는 장소에 아르곤이란 유독가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 번도 고지 받은 적이 없었고, 가스감지기나 산소마스크도 전혀 지급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이어 “현대제철 기계정비 책임자가 유가족들에게 ‘사고발생 이전에도 22번의 전로보수 작업이 있었지만 항상 (아르곤 가스) 배관을 미리 연결하고도 사고가 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며 “현대제철이 보수작업 기간 단축을 위해 노동자들을 항상 죽음의 위험 속으로 내몰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현대제철은 외주 하도급 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살인적 고강도 노동과 저임금으로 갑의 횡포로 이름이 나있는 회사”라며 “수사당국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특별감독을 통해 철저히 조사하고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영국에는 2007년 기업이 규정을 위반해 노동자가 사망했을 경우 살인죄를 적용하는 ‘기업살인법(Corporate Killing Law)’을 제정하고 중대한 산재에는 벌금 상한선을 없앴다. 그러자 사고율이 크게 떨어졌다. 우리도 중대 사고에 대해서는 원청업체에 실질적 책임을 지우는 방향으로 법을 바꿔야 한다.

안송희 기자

1200455@kunsan.ac.kr

 

「甲은 위험한 일 맡기고 나몰라라… 하청업체 ‘乙의 신음’」, 『네이버 뉴스』, 2013.05.13

 

「5명 사망 현대제철 슈퍼갑 행태, “공장 분향소, 하청직원이라 거부” 」, 『참 세상』, 2013.05.13

 

「현대제철, 하청 노동자는 죽어도 ‘남의 일’인가」, 『동아일보』, 2013.05.13

 

「"유해화학물 유출 사망사고 원청업체의 책임강화 필요"」, 『시민 일보』, 2013.05.14

 

「하청기업」, 『백과사전』

안송희 기자  1200455@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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