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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유일탄 기자 | 승인 2014.11.05 |(0호)

   
 
생물은 매우 오랜 시간부터 병이라는 것과 연관돼 있으며, 면역이 아닌 이상 병에게서 자유롭지 않다. 그리고 우리들 ‘사람’도 생물이므로 이러한 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나아가 병에게 그리 강한 존재라 하기도 어렵다. 이를테면 체온이 조금만 변화해도 온갖 증세를 느끼는 것이 인간이니 말이다.

그래서 비교적 우리들을 질병에 강하게 한 위대한 발명품이 바로 약이다. 가령 감기에 걸렸을 때 종합감기약을 먹어본 경험은 대부분이 갖고 있을 것이다. 또 그 약이 비록 자신의 증세와 정확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약을 먹었으니 보다 상태가 호전됐을 것이라는 심적 안정감을 얻은 적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마인드의 힘’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플라시보 효과는 이러한 ‘마인드의 힘’을 이용한 것이다.

플라시보 효과의 어원은 라틴어의 “I will please(내가 기쁘게 해 주마)”이다. 플라시보 효과란 실제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약을 복용했을 때 기대심리와 믿음만으로 그 약이 자신에게 유효하다고 믿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이다. 이 현상의 역사는 1796년으로 올라간다. 미국 코네티컷의 엘리샤 파킨스(Elisha Perkins)는 자신의 특수합금으로 제작된 침을 환자의 몸 환부에 가져다 대었을 때 관절의 시려움과 통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799년, 존 헤이가스(John Haygarth)는 이러한 파킨스의 이론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 그는 대중적인 의약 실험 'Perkins Tractors'라는 연구를 통해 퍼킨스의 침과는 다른 나무 침이나 뼈 침 등을 이용해 실험에 이용했고, 그것들 모두 퍼킨스의 이론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을 증명했다.

플라시보 효과의 사례는 근대 역사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세계 2차 대전 때, 헨리 비쳐(Henry K. Beecher)는 전투 중에 부상자들의 통증을 멎게 하는 모르핀이라는 약물이 부족해 식염수를 모르핀으로 속여 치료했다. 그런데 병사들은 헨리의 식염수 치료에도 불구하고 모르핀을 주입된 것처럼 고통이 완화됐다고 보고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플라시보’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오늘날 의학계는 이 플라시보 효과를 이용하고 있지 않다. 이 효과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측면은 크나, 부정적인 면도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부정적인 측면은 플라시보 효과의 지속성과 비밀유지에 있다. 플라시보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용자가 진위 여부를 파악해서는 안 되고 일방적으로 암묵적인 수용을 해야 한다. 그리고 환자가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에 가짜 약을 처방해줬는데 그것이 가짜 약임을 알고 의식하게 되면, 이후부터는 진짜 약을 주더라도 효과를 보기 어렵게 된다. 그것이 만일 심각해지는 경우에는 플라시보 효과가 역전되는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를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플라시보 효과는 우리 사회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 효과를 역이용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실정이다. 예컨대 믿음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종교, 특히 사이비 종교 쪽에서는 이러한 플라시보 효과를 과장해 자기 암시를 준 후 종교적 선포를 한다. 대개 그러한 선포들은 과학적인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논리성도 매우 떨어지는데 “나는 이러한 종교를 믿었더니 심신이 안정되고 인내심을 얻게 됐다”와 같은 것들이 이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이러한 것들이 우리가 마치 거듭난 것과 구원받은 것으로 느끼고 이러한 것들이 별다른 논증 없이도 사실이며, 그것이 자신의 경험만으로 충분히 증명될 수 있다고 착각하며 살게 만드는 효과를 일으키고 맹목적인 신용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플라시보 효과는 여러 실험을 통해서 증명된 공인된 효과다. 허나 다시 말하지만 이 현상은 자기최면과 비슷해 그 논리성은 매우 떨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때때로 플라시보 현상은 사태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유도할 수도 있지만, 외적 요소가 큰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플라시보 효과들은 수용하는데 앞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유일탄 기자

yit3920@kunsan.ac.kr

유일탄 기자  yit3920@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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