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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전현정 수습기자 | 승인 2015.10.26 |(0호)

미국에서 11월의 마지막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의 다음날, 이 금요일이 바로 그 유명한 ‘블랙 프라이데이’이다. 미국에서 연중 가장 큰 규모의 쇼핑이 행해지는 날이며 이 날 소비는 미국 연간 소비의 약 2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소매업체의 경우, 연간 매출의 70%가 이 날 이루어진다고 한다. 연중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는 날이라는 데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고 1961년 필라델피아에서 쇼핑몰 주변이 너무 혼잡해 경찰과 운전사들에게는 끔찍한 날이라고 해서 이 용어가 처음 사용됐다는 설도 있다. 현재의 블랙 프라이데이가 자리 잡은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서라고 한다.
이런 블랙 프라이데이가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우리나라에서도 시행된다고 한다. 이른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먼저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를 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는 코리아 그랜드세일의 연장선에서 시행된다. 코리아 그랜드세일은 본래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쇼핑관광 축제다. 정부가 애초 매년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추진했으나 올해는 메르스로 위축된 소비를 조장하기 위해 지난 8월 14일부터 이달 말까지 시행한다. 그리고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시장, 온라인쇼핑몰, 편의점 등 대형 유통업체 2만 6천여개점포가 참여하며 해당 기간에는 업체별로 최대 30~70% 할인 행사가 진행 된다고 한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대박’ 할인이 있을지 궁금하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우리나라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비교해보자.
미국은 앞서 말했듯이 블랙 프라이데이 때 엄청난 구매가 이루어진다. 블랙 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소비자의 소비심리가 상승된다. 상승된 소비심리는 크리스마스와 새해까지 이어져 소비자들의 각종 상품구매가 집중된다. 이에 발맞춰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들이 대대적인 세일에 들어간다. 이러니 당연히 제품들이 ‘미친 듯이’ 팔린다. 하지만 미국과 우리나라의 상황에는 차이가 크다. 다음과 같은 차이 때문에 미국과 같은 수준의 할인을 기대하기 어렵다. 먼저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한 해를 마무리하며 재고를 처리한다는 개념이 아니다. 미국은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새해까지 한 달 가량을 바짝 파는 것이지만 우리의 경우 지금 당장 10월이고 12월까지 두 달 반이 남았다. 우리나라도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있지만 미국과 (선물로 쓰는) 소비의 규모가 다르다. 게다가 우리의 경우 계절별 정기세일에 각 브랜드별 세일까지 하면 일 년 내내 세일을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결국을 정기세일을 조금 확대하면서 이름만 바꾼 것 아니냐는, 그동안 하던 세일하고 무슨 차이냐는 것이다.

정부가 공개한 블랙프라이데이 참여 목록은 제조업체가 아닌 모두 유통업체들이다. 여기서 미국 백화점 세일과 우리 백화점 세일의 차이를 봐야 한다.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교해보면 미국의 경우 옷이든 화장품이든 백화점에서 일 년 분량의 물건을 직접 사서(직매입해서) 가지고 있다가 판다. 따라서 백화점 입장에서도 재고를 남겨서 버리느니 90% 할인을 해서 다 파는 게 이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백화점은 제조업체가 직접 들어와(입점) 판매하면 일정 임대 수수료를 받는 형태다. 따라서 재고를 처리하는 것도 제조업체에 다 전가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 사실 백화점 입장에선 재고 부담도 없고 할인도 이 수수료 폭에서만 가능한 거다. 그러니까 미국의 경우에는 제조사가 주도해 가전제품, 의류,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을 정상가에서 최대 90% 할인해서 판매하는 반면에 한국은 유통업계가 주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할인 폭에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유통업체 측에서 ‘최대’, ‘일부 품목에 한해서’와 같이 할인 품목을 한정적으로 소량만 내놓고 각 유통 업체의 주력제품을 할인을 많이 해주는 대신에 다른 상품의 가격을 좀 올린다는 미끼상품판매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상품의 판매가를 올리고 그 값에서 할인한다든지 1,290원짜리를 1,200원에 판다든지 터무니없이 적게 할인해주는 경우가 벌써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말고도 예전 정기세일 때도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와 달리 유명 명품업체들은 세일에서 이번에도 빠지기도 했다는 문제가 있다. 결국 실제로 소비자가 큰 할인과 혜택을 받는 것인가는 좀 더 따져 봐야할 문제이다. 결국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이름만 따왔지 유명무실하다는 평이다. 합리적인 소비 생활을 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용해 자꾸 이런 식으로 우롱하려한다면 우리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제품을 구매할 것이다. 굳이 우리 상품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다.

전현정 수습기자  ummami@hwangr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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