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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시즘
곽승연 기자 | 승인 2015.12.21 |(0호)

지난 5일에 개봉한 ‘검은 사제들’이 누적 관객수 450만을 돌파했다. 장재현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 큰 흥행을 한 것이다. 그 이유 중엔 사제복을 입은 강동원, 빙의연기를 훌륭히 소화한 박소담 등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엑소시즘’이라는 소재를 한국적으로 잘 풀어낸 장재현 감독의 연출력도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검은 사제들’은 카톨릭의 구마의식을 담았지만 그 안엔 굿이나 범띠의 보조사제 등 한국적인 요소들이 녹아들어있다. 영화 검은 사제들을 보고 더욱 궁금해진 엑소시즘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엑소시즘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귀신 그리고 그 귀신을 내쫓는 초자연적 현상이기 때문에 불분명한 정보일수도 있음을 미리 공지하는 바이다.

 

엑소시즘이란

엑소시즘은 고대 그리스어 ‘엑소우시아’에서 유래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몸속 악령에게 다시는 사람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맹세를 받아내는 행위를 엑소우시아(eksousia)라 불렀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구마(驅魔)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악령 들림에 사로잡힌 부마자(付魔者)에게서 악마를 내쫓는 의식을 구마 예식이라고 한다.

가톨릭교회의 구마 예식은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악령들을 내쫓으라고 지시한 데에서 기인한다(마태 10,1.8;마르 6,7;루카 9,1.10,1 등)(*참조).

현재 교황청은 악마의 존재를 인정하고 2008년부터 공식적으로 ‘악마로부터 사람을 구하는 사제’ 즉 구마 사제를 양성하고 있다. 2014년 교황청이 공식기구로 인정한 ‘국제 구마 사제 협회’의 사제인원은 250명 정도라고 한다. 구마 사제는 교회법전 제 1172조 2항에 따라 깊은 신앙심과 높은 학식, 지혜 등을 갖춘 모범적인 신부 중에서 까다롭게 선발한다.

 

엑소시즘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문제

1999년 바티칸 지침에 따르면 현대 정신의학을 중요하게 고려해 부마자로 의심되는 사람은 먼저 정신적 아니면 신체적 병에 걸렸는지 여부를 판단받기 위해 전문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악령에 들렸다고 여겨지는 사람들 중에 실제로는 정신병에 걸린 환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신병원에 가면 치료 받을 수 있었지만 종교적 수단에 지나치게 의지하다가 돌이킬 수 없이 폐인이 되거나 죽음을 맞는 불행한 경우가 있다.

실제로 독일에서 1976년에 가톨릭 신부에게 엑소시즘을 받던 23세 여성이 사망하여 법정까지 갔던 적이 있다. 일명 ‘아넬리즈 미셸 사건’인 이 사건은 가장 잘 알려진 엑소시즘 실화 중 하나라, 이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영화도 제작되었다(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 결국 엑소시즘을 거행하던 신부들은 과실치사가 인정되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우리나라에도 구마의식이 행해지고 있을까?

한국에도 악령에 씌었다고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기에 극소수지만 비밀리에 활동하는 구마 사제들이 있다. 단 반드시 의료적 소견상 정신질환이 아니라고 판명된 경우에만 구마의식을 치를 수 있다.

 

실제 구마의식과 영화 속 구마의식은 무엇이 다를까?

'성 미카엘 대천사에게 바치는 기도'와 '해방의 기도'를 통해 악마를 불러내고 자신의 이름을 말하게 해 부마자에게서 떠나라고 명령하는 건 실제와 비슷하다. 나머지는 대체로 상상의 영역이다. 성수를 뿌리는 것, 그리고 범띠가 보조사제에 좋다는 둥, 음기가 충만할 때가 좋다는 둥, 소머리를 인 무당이 굿을 하는 등 한국적인 설정도 물론 허구다.

그러나 다른 엑소시즘 영화와는 다르게 ‘검은 사제들’에서만 등장하는 소재가 있다. 바로 ‘돼지’다. 이는 마태오(마태복음) 8장 32절 '예수님께서 가라고 말씀하시자 마귀들이 나와서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돼지 떼가 모두 호수를 향해 내리 달려 물속에 빠져 죽고 말았다'는 구절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실제 구마의식과는 다르지만 성경에서 가져왔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신빙성을 부여한다.

 

*(참조)

마태오복음서 10장 1절: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마태오복음서 10장 8절: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마르코복음서 6장 7절: 그리고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루카복음서 9장 1절: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모든 마귀를 쫓아 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루카복음서 10장 1절: 그 뒤에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곽승연 기자  kwaksy@hwangr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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