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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김효진 기자 | 승인 2016.06.15 |(0호)

▲통계출처:서울신문 

▲표출처:교육부 

 

천만영화명량속에는이런대사가있 다. “나중에 후손들이 우리가 이렇게 개고 생한 걸 알기나 할랑가?” 안타깝게도 대 사의 바람과는 다르게 후손들은 그들의 고생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고, 국민의 역 사인식수준은 날이 갈수록 떨어져가고 있다. 최근 불거진 여자아이돌 AOA 멤버 들의 역사인식 논란이 한 예이다.

5월3일AOA의멤버설현과지민은온 스타일 방송 ‘채널 AOA’에 출연했다. 촬 영중역사퀴즈를푸는코너가있었고, 멤버들은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알아보 지 못했다. 제작진이 힌트로 이토 히로부 미를 언급했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결국인터넷검색끝에답을맞췄으나정 답을 맞추는 과정에서 “긴또깡”이라는 일 본식 발음으로 장난을 쳐 공분을 샀다.

이사건에대해서AOA멤버설현과지 민은 5월 12일 자신들의 인스타그램에 사 과문을 올렸다. 지민은 인스타그램을 통 해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 고 심지어 가벼운 태도로 방송에 임해 많 은 분들께 부적절한 모습을 보였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뒤이 어 설현 또한 “저의 역사에 대한 인식 부 족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역 사에 대해서 진중한 태도를 보였어야 했 다”고 사과했다.

그 후 AOA는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인 5월 16일에 컴백을 했고, 당일 자정 AOA 의 ‘굿 럭(Good Luck)’ 뮤직비디오가 공 개됐다. 그러나 올라온 지 채 2시간도 되 지 않아 뮤직비디오는 삭제 후 다시 게재

됐다.AOA소속사측은이날오전6시24 분공식트위터를통해“5월16일0시공 개된네번째미니앨범‘굿럭’앨범의동 명의 타이틀곡 뮤직비디오가 영상 편집 상의오류로재등록됐고,이로인해한동 안 뮤직비디오 시청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 양해 부탁한다.”고 공지했지만 다시 올 린 뮤직비디오에는 초본과는 다르게 일 부 장면에서 자동차의 로고가 모자이크 처리된걸볼수있었다.뮤직비디오속 자동차는 도요타와 혼다로, 일본기업을 간접광고 했다는 의혹을 사 또다시 비판 이 일었다.

처음부터 대중의 분노는 단순히 안중근 을 몰랐다는 문제가 아니라, 자신들의 무 지에 대한 문제인식 자체를 느끼지 못하 는 가벼운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모른 다면 배워야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 만 오히려 자신들의 무지를 희화화시켜 웃음을 만들어내려 했기 때문이다. 특히 나 설현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

방문의 해 홍보대사로 대한민국을 대표 하는 위치에 서서 이런 논란을 일으켰다 는것이도마위에올랐다.

그동안 연예인들이 역사에 관해 가벼운 태도를취하는일은한두번있었던것이 아니다. 위안부를 연상하게 만드는 누드 화보를 찍은 연예인, 욱일승천기가 그려 진옷을입고방송에나온연예인들,동북 공정을 옹호하는 기업의 광고를 찍는 연 예인 등 역사와 관련한 부분까지 생각하 지않고행동한것들은논란이되어왔다. 그러나 국민전체의 역사인식수준을 반영 시켜보면 그들의 역사논란도 크게 놀랍 지 않은 수준이다. 만약 그들이 연예인이 라는 이유만으로 더 엄중한 잣대가 쥐어 졌던 것이라면 우리 사회와 구성원 전부 의현실먼저돌아볼필요가있다.

우선우리나라교과과정상역사교육 이 시작되는 초등학교부터 살펴보면, 10 명 중 2명은 ‘6·25전쟁’이 누구와 싸운 전 쟁인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6일

은 왜 공휴일인지, 호국보훈의 달은 언제 인지에대해정확히알고있는학생도절 반에 불과했다.

2010년도 세계일보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내 4대 권역별로 1개교씩 총 4개 학교 4∼6학년 32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 한 결과 ‘6·25전쟁이 어느 나라와 치른 전 쟁인가’라는 질문에 14.6%(47명)가 ‘미국’ 등 엉뚱한 나라를 지목했다. ‘일본’이란 답 변이 10.6%(34명)로 가장 많았다. 

6.2%(20명)는 ‘모른다’고 답했다. 초등

학교 고학년생 20.8%(67명)가 6·25전쟁 이 누구와 싸운 전쟁인지 모른다는 얘기 다.

‘6·25전쟁이 몇 년에 일어났는가’란 질 문에는 36.3%(117명)가 ‘모른다’고 답 했다. 20.8%(67명)는 오답을 썼다. 6·25 전쟁을 남한이 먼저 시작했다는 학생도 9.3%(30명)나 됐다. 

▲학우역사인식조사설문내역 

‘6월6일이 무슨 날인가’라는 질문에 는 88.8%(286명)가 현충일이라고 썼지 만, 이날이 왜 공휴일인지에 대해서는 49.4%(159명)가 ‘모른다’고 답했다.

‘호국보훈의 달’을 묻는 질문에는 55.6%(179명)가 ‘모른다’고 답했고, 4.3%(14명)는 6월이 아닌 다른 달을 썼다.

집에 태극기가 있다는 학생은 61.5%(200명)에 그쳤다. 현충일에 태극 기를 게양하는 방법에 관한 질문에는 41.6%(134명)가 ‘국기를 깃봉에 맞춰 단 다’는 오답을 골랐다. 응답 결과는 4학년 과6학년이큰차이가없었다.이조사가 6년전실시된조사이니2016년현재에 는이학생들거의모두가고등학생이됐 을 것이다.

교육부에따르면현재고교한국사과 목 수업시수는 3년간 102시간이다. 한 학 년이 34주인 점을 감안하면 1주일 수업 시수는 불과 3시간뿐이다. 기원전 8000년 고대부터 2000년대 근현대사까지의 한국 사 학습 내용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시수이다. 대단원 수를 기준으로 2011년 발행된고교검정교과서의경우약70% 였던 근현대사 비중이 2014년부터 보급 된 교과서들에선 약 55%로 줄었다. 게다 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2017년부 터 중·고교에서 사용될 국정 역사교과서 에서는 근현대사 비중이 더 줄어들을 것 은 거의 확실시 됐다.

만약 근현대사의 양을 교육과정에 맞게 줄이고자 했던 것이었더라면, 교과서 속 내용의 질이라도 올라야하는 것이 맞지 만 현 집권세력과 정부는 자라나는 세대 들에게 우편향의 왜곡된 역사관을 심고 자 교과서 전쟁을 벌여왔던 것이기에 교

과서의 수준은 오히려 퇴보됐다. 이런 상 황에서 국민들에게 얼마나 수준 높은 역 사인식을 갖길 바라야 하는 것일까?

서울신문의 전국 고교생 506명을 대상 으로 실시된 청소년 역사인식 조사에 따 르면 한국 전쟁은 북침인가, 남침인가? 질문에 북침 349명, 남침 157명으로 답했 고, 수능 사회탐구영역에서 한국사를 선 택할 것인가? 에 대해서는 아니오 337명, 예 169명의 결과가 나왔다.

청소년들의 위안부 인식평가 결과를 보 면심각성이더욱와닿는다.위안부인식 평가에서 중학생은 평균 41.72점이 나왔 고, 고등학생은 53.7점이 나왔다. 또한 중 고생들의 65%가 고노담화를 알지 못하 며,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인 매춘부로 인식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부지기수일 만큼 우리 미래세대의 역사인식 수준이 지나치게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고노 담화는 1993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일본 관방장관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군과 군의 강제성뿐 아니라 일 본 정부가 그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는 점을 최초로 인정한 담화이다. 전후 50년과 60년이었던 지난 1995년 그리고 2005년, 식민 지배로 인한 아시아 국가의 고통에 사죄하는 뜻을 담은 무라야마 및 고이즈미담화역시고노담화의뜻을이 어가고있다.하지만현일본총리인아베 는고노담화를사실상부정하는우경화 행보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어 논란 이되고있어근현대사에빠져서는안될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고노담화와 관 련하여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서는 이와 관련한 내용이 언급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 없는 내용을 굳이 찾아서 볼만 큼관심을갖는사람도많지않다.

정부가 겉으로는 일본의 우경화를 우 려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본과 같 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달리는 것이기 에아이러니한상황이아닐수없다.우리 삶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근현 대사의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선 정작 도 외시한 채 단순히 전체 역사에서의 시간 의 흐름에 관해서만 따지는 것은 진정으 로의미있는교육이될수없다.

우리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황룡도서 관 앞에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6.25 전쟁은 1950년에 발발했나? 라는 질문과 현충일은 헌법공포를 기념하는 국경일인 가? 라는 질문에 3명을 제외하고는 정답 을 골랐다. 그러나 6.25전쟁이 북침인가? 의 질문에는 80% 학생만이 정답을 택했 다. 이번 조사는 가장 기본적이고 그동안 조금만 역사에 관심이 있었다면 모두 맞 출 수 있는 문제였기에 결과가 아쉬움으 로 남았다.

학우들의 역사인식과 관련해 김종수 (역사철학부 역사전공) 교수를 인터뷰 해 보았다. 

▲ 김효진 기자가 김종수(역사철학부 역사전공) 교수와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촬영 :이가현 기자 

Q. 평균적으로 우리대학 학우들의 역사 인식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A. 사학과 학생의 경우에는 역사를 전 공했기 때문에 역사에 대해 상당히 관심 을 가지고 있지만 평균적으로 학우들의 인식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생각하 고 있다. 왜냐하면 학교에서도 국영수 위 주의 수업만하지 역사나 위인들에 대해 생각할시간은주지않고,오로지시험위 주의 교육만을 해왔기 때문에 인식수준 이 높기는 힘들다.

Q.어떻게해야학우들이보다더역사 에관심을갖게될것인가?

A.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지만, 우선 학 생 스스로가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 한다.이말은우리사회가너무취업과돈 벌이에만 관심을 갖는데, 그것보다는 내 가어떻게하면인성과자아의수준을더 기를 수 있을지에 힘써야한다. 자신이 어 디서왔느냐에대한탐구는곧역사와도 연관되는 것이다. 인성을 키우고 자신의 뿌리에 감사함을 느끼면 관심은 따라온 다. 

.역사에무지한삶을살면어떻게되 는가?

감사함을모른채살게된다.역사속에 수많은 사람이 살아왔지만 역사를 모르 면이들에게어떻게감사함을느낄수있 겠는가?또,요즘에떠오른것중에하나 가 알파고가 있다. 알파고에는 수없이 많은 바둑판이 입력되어 있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알고리즘 체계를 통해 가장 올바른 수를 둔다. 그래서 인간도 마찬가지로 역사를 알면 머릿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왔던 경험을 입력시킨 것이다. 살다보면 어떤 것이 옳은 길인지 모를 때가 많다. 그럴 때 역사는 나침반처럼 올바른 길을 제시해 줄 것이다. 역사를 모르면 복잡한 세상 속에서 본인이 직면한 일에 대해 올바른 길을 찾기가 힘들다.

 

Q. 역사를 어려워하는 학우들 에게 어떤조언을 해줄 수 있는가? 

A. 역사를 처음부터 깊고 어렵게 파고 들려고 하지 말고, 오즘에는 책이 수준별로 다양하게 많으니 본인의 수준에 맞게 책을 선정해서 역사공부를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재밌는 것은 거의 없다, 정말 좋은것은 서서히 가까워지는 것이 좋은 것이다. 역사소설이나 만화책으로 된 것이어도 좋으니 차근차근 공부해 나가길 바란다. 역사공부를 하다보면 깊은 감동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6월 호국보훈의 날을 맞아서 꼭 기 억해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 군산대학이 있는 전라북도 지역에서 수많은 분들이 이곳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돌아가셨다. 군산에 가장 높은 산중에 오성산이라고 있다. 오성산 꼭대기에 가보면 5개의 무 덤이 있다. 당나라 소정방이 백제를 치려 고할때그곳을지키기위해싸우다전 사한 5명의 성인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이곳을 기억해줬으면 좋겠고, 우리 대학 과멀지않은곳에서임병찬의병장과많 은 의병들이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일본 군과 맞서서 싸운 곳도 있으니 그분들을 잊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그분들이 나라 를 지키고 목숨을 바쳤기에 지금이 있는 것이다. 수고한 사람에 대해 감사함을 잊 지 않길 바란다. 

 

▲오성산/사진제공:김종수교수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선생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과거에서부터 이런 목소 리가울려왔지만모두귀기울여듣지않 고있다.역사를잊는다면무엇이옳고 무엇이그른지도알수없다.역사는수없 는 인생의 반복이다. 선례를 알지 못하면 다음을대비할수없고,뒤쳐진민족은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것이 다. 

 

김효진 기자  ariburi35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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