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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김영란법'
김효진 기자 | 승인 2016.08.31 |(0호)

김영란법은 2011년 6월 김영란 당시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처음 제안된 법안이다. 정확한 명칭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으로 공직자와 언론사, 사립학교, 사립유치원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진 등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 100만원(연간 300만원)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 처벌하도록 하는 법이다.

처음 법안이 제출되고 여러 의원들의 수정안이 경합했고, 이 과정을 겪으면서 국회 내에서의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2014년 세월호사건 후로 관피아 문제가 점차 제기되면서 김영란법에 대한 국회의 논의가 급물살을 탔으며, 원안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 나왔다. 심지어는 원안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기도 했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015년 3월 3일 김영란법은 국회본회의를 통과했고, 3월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재가했다. 그리하여 2016년 5월 9일 시행령이 입법 예고됐고,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된다.

법 적용 대상 기관은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 감사원, 국가인권위원회, 중앙행정기관 및 그 소속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 공직유관단체, 공공기관 운영법 제4조에 따른 기관 △각급 학교,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법인,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언론사 등이다.

적용 대상자는 공직자 또는 공적 업무 종사자를 ‘공직자 등’으로 정의한다. 직원은 근로계약 형태와 상관없이 공공기관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는 모두 해당되고, 대상자의 배우자도 포함된다. 또한 공공기관의 의사결정 등에 참여하는 민간인인 ‘공무수행 사인(私人)’도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이 법은 구체적으로 법의 적용 대상자들이 1회 100만 원(연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수수시 형사처벌(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배 이하의 벌금)을 받게되며, 100만원 이하의 금품 수수시 직무관련성이 있을때만 2~5배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특정한 한명의 객체에게 연 300만 원을 초과 수수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가족의 경우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수수시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수수 사실을 인지하고도 신고하지 않을시 처벌 대상이 된다.

공직자와 언론사 임직원, 사립학교와 유치원의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장과 이사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본인이나 배우자가 100만원이 넘는 금품 또는 상당의 서비스를 받으면 무조건 형사처벌 조치된다.

또한 직무관련인으로부터 3만원 이상의 식사 대접은 과태료를 부과한다. 법의 '가족'의 범위가 김영란법 적용의 과잉 입법 등의 우려를 고려하여 배우자로 한정했고 적용대상이 1800만 명에서 300만 명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상조회, 동호회, 향우회, 친목회의 구성원 등 지속적 친분관계를 맺은 사람이 질병이나 재난 어려운 처지에 놓인 공직자에게 제공하는 금품 또는 공직자 직무와 관련된 행사에서 주최자가 통상적인 범위에서 참석자에게 제공하는 교통, 숙박, 음식 등은 수수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제정안은 공무원 등이 받을 수 있는 선물가격을 5만원으로 정했다.

사회정의를 실현하기에 적합한 법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와 반대하는 의견들, 우려의 목소리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무엇을 지적하고 있고, 우려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1. 김영란법은 위헌이다?

 

청탁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사단법인 한국기자협회, 사립유치원과 사립학교법인 등은 동법의 조항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김영란법이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 등을 처벌 대상에 포함해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위배했고 △부정 청탁 개념 등을 모호하게 설정해 헌법 형벌상 명확성 원칙을 어겼으며 △공직자로 하여금 배우자 금품 수수의 신고 의무를 부과해 양심의 자유와 자기책임 원칙을 침해했고 △식사비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 등의 구체적인 액수를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법 8조 3항 2호, 10조 1항)이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7월 28일 “언론인·사립교원에 대한 법률 적용에서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며, 공직자에 맞먹는 청렴성이 요구된다. 공무원 등에게는 배우자를 통해 부적절한 청탁을 시도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고지할 의무가 부과된다. 식사·경조사비 등 기준 시행령 ‘위임 조항’에서는 외부 강의 등의 사례금이나 경조사비와 선물, 음식물 등의 가액은 일률적으로 법률에 규정하기 곤란한 측면 인정된다. 그러나 ‘부정청탁’ ‘사회상규’는 불명확한 개념이 아니다. 부정청탁이라는 용어는 형법 등 여러 법령에서 사용되고 있고, 많은 판례를 축적하고 있다. 14개 분야 부정청탁 유형도 구체적이다.”라고 밝히며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2. 배우자가 가족은 아니지만 연좌제는 해당된다?

 

배우자의 '불고지죄(不告知罪)'조항은 형사법 체계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불고지죄는 법 적용 대상에 가족 중 배우자만 남겨두되,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수수 사실을 인지했으면 배우자를 반드시 신고토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 형법은 죄를 지은 범인을 숨기거나 도피하게 한 사람이 범인의 친족이나 가족이면 범인은닉죄로 처벌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조항에서는 배우자를 신고하도록 하였다. 또한 배우자가 금품을 받았을 경우 공직자를 처벌토록 한 조항도 문제로 지적됐다. 헌법에서 금지하는 '연좌제(범죄인과 특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연대책임을 지게하고 처벌하는 제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법 적용 대상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로 한정한 것 역시 한계가 있다. 이 경우 형제자매나 자녀 부모 등을 통한 '우회적 금품 로비'를 가능케 한다.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는 법안이 더 보완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3. 언론인에 대한 적용과 변호사, 의사 등과의 형평성 문제?

 

사립학교 교원에 비해 더욱 논란의 소지가 큰 것이 언론인을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는 점이다. 물론 언론의 공적 성격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기 어렵다. 그러나 민간 영역 중에서 공적 성격을 갖는 분야가 언론뿐인지, 언론의 공적 성격의 유무가 아니라 공적 성격을 갖는 민간영역 가운데서 왜 언론은 적용대상이 되는지, 변호사나 의사 등은 적용대상이 되지 않는지 이런 여러 사항들이 문제로 떠올랐다.

공직자가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공적 역할이 큰 사람들은 다양하다. 그러면 그런 사람들 중에서 누구는 적용대상이 되고, 누구는 되지 않는 기준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예컨대 최근 전관예우 문제가 매우 심각한데, 전관변호사는 김영란법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적절한가? 대형병원의 유명의사는 어떠한지, 또한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는 대상이 되지 않고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은 대상이 되는지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집단과 관련하여 평등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김영란법의 적용대상 확대가 실제로 적용대상들의 부정청탁 등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를 위한 예산과 인력의 확보와 연계되지 못할 경우에는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4. 김영란법은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뉴스에서는 김영란법으로 인하여 꽃집, 과수농가, 유통점 등이 다 망할 것처럼 보도를 한다. 그렇다면 내수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부정청탁과 금품수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인 것인가?

그동안 뇌물과 금품향응 등에 기대어 비정상적으로 지탱한 업종이라면 당연히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김영란법의 취지는 사회 기저에 자리 잡고 있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의 부정을 근절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시행되고 안정을 찾기도 전에 단기적 내수경기 침체를 운운하며 법 제정 취지를 훼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공직자들의 선물, 향응, 금품 수수가 금지되어 내수가 침체되는 것이라면 내수침체를 막을 수 있도록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을 올리고, 최저임금을 더 높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위헌소지가 있다면 고쳐야 하겠지만 부패방지와 투명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법이 만들어졌다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최총리의 말처럼 만약 법안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오게 된다면 다른 방안을 찾아서 막아야지 부정을 눈감아 시장을 유지시키면 당장은 아무문제 없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나중에는 더 큰문제로, 막을 수 없는 사회악으로 커질게 분명하다.

 

이 법의 최초 발의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KBS의 교양프로그램 명견만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왜 이렇게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이 법은 쉽게 말해 더치페이법입니다. 자기 것은 자기가 계산하는 습관을 들이자는 겁니다. 불안해하시는 분들 많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부패로 인한 손실이 훨씬 큽니다. 김영란 법보다 훨씬 더 강력한 부패 방지법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국가로 가볼까요? 바로 싱가포르입니다. 아시아 1위 청렴국가 싱가포르의 반부패법은 가혹할 정도로 엄격합니다.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독립한 싱가포르는 만연한 부패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 나라였지만 강력한 정책으로 부패를 척결해 나갔습니다. 반부패법은 보통 사람들의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부패를 저지른다면 그것은 본인의 이득을 위해서 그러는 겁니다. 국가의 이익은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싱가포르 공직자들은 선물을 받으려면 일단 신고를 하고, 자신의 월급에서 선물 값을 제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게 얼마짜리든지 상관없이 말입니다. 이런 청렴함이 싱가포르의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경제를 성장시킨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중산층이 두터워요. 대략 80% 정도가 중산층입니다. 실제로 국가청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국민소득 역시 높습니다. 반부패가 경기침체를 가져온다는 것, 장기적인 안목으로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더치페이하자. 빽 쓰지 말자. 이 문화를 바꾸자!”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사회에 만연한 부패를 털어내고, 청렴문화를 뿌리내려 더 큰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김효진 기자

ariburi3543@hwangryong.com

 

 

 

 

김효진 기자  ariburi3543@hwangr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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