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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나’혼자가 아닌 ‘나’와의 만남
이혜원 기자 | 승인 2017.05.07 |(508호)

‘현대인들은 또래집단의 눈치를 보고 그들의 행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의 내용에 촉각을 세우게 된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대중의 행동과 판단에 의하여 나 자신을 비추어보게 되며 또래집단에서 이탈될 경우 극심한 불안과 함께 고독감을 느끼게 된다’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빗 리즈만의 저서 '고독한 군중'의 일부 내용이다.

위와 같이 많은 현대인들이 고독을 참지 못하고 오로지 또래집단과 같이 있기를 원한다. 또한, 혼자 있거나 홀로 무엇을 할 때는 불안함을 느끼며 남들의 눈치를 심하게 본다. 오늘날의 대학생도 이러한 상황에 놓여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대학생
‘페이스북에 접속하고 글을 썼다. 글을 다 쓰고 1분이 지나 다시 페이스북에 접속해보았다. 내 글에는 아무도 댓글을 달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 안됐으니까’ 생각하며 1시간이 지나 다시 접속했지만 아무도 댓글을 달지 않았다. 무언가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하다. 다음날에도 아무도 댓글을 달지 않았다. 뭔가 우울하고 기분이 나쁘다’

이와 같이 요즘 대학생들은 또래집단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원하며 자신의 게시글에서도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 더불어 요즘 학교에서 혼자 있을 때에는 스마트폰 액정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카카오톡을 하는 대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럴 때에도 갑자기 메시지가 오지 않으면 불안해하며 병적으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붙들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또한, 모 포털사이트에서는 ‘우리나라 대다수의 대학생 혼자 밥 못 먹는다’와 같은 기사를 내보내며 혼자서는 밥 먹기도 불편해하는 요즘 대학생들의 고충을 드러냈다. 대학 강의 역시 혼자 듣지 못하고 친구들과 강의시간표를 맞추어 듣는 학생들이 많다.

자유로운 대학에서 자유를 스스로 차단하고 있는 그들
개강 후 첫 시간에 강의를 들으러 강의실에 들어가 보면 같은 과 친구들끼리 옹기종기 의자에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학기가 지나면서도 같은 과 친구들끼리만 어울리다 보니 종강까지 강의 특성상 조를 짜는 일이 없으면 다른 이들과 교류를 가지기 어려운 것이 요즘 대학이다. 또,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듣고 싶은 강의를 포기하며 친구들끼리 시간표를 맞춰 수강신청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그로인해 늘 같은 사람들하고만 수업을 듣고 밥을 먹고 놀다보니 다양한 사람과 대학생활을 하기 힘든 것이 실정이다. 자유(Freedom)가 슬로건이라 해도 전혀 거리낌이 없는 대학에서 오히려 스스로 폭넓은 이들을 만나는 자유를 차단하고 요즘 대학생들이라 해도 무방하다.
 
고독, 무조건적인 ‘기피대상’인가?

혼자 무엇을 하는 것이 무섭고 친구들과 떨어져 홀로 있는 것을 싫어하는 요즘 대학생들. 그렇다면 과연 고독은 무조건 ‘기피대상’인가? 답을 먼저 말하자면 ‘NO’이다. 요즘 학생들이 홀로 밥 먹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오랜 농경생활도 한몫을 한다. 옛날부터 식사를 할 땐 다른 사람과 같이 먹는 것이 전통이다 보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수강신청을 같이 하는 것 또한 그 동안 학생들이 혼자 공부해본 경험이 없어서이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한 반에 속해 있고 옆자리에는 수업을 같이 듣는 짝꿍이 앉아있다. 과외도 그룹과외가 많고 대학생들 역시 ‘스터디그룹’을 조직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혼자 공부하는 것을 꺼리며 강의도 같이 듣는 학생들이 많다.
남들과 만날 때는 남들을 마주할 수 있지만 혼자 있을 때는 자기 자신과 마주할 수 있다. 그러나 혼자 있는 초라한 ‘나’를 마주하기 싫어 친구와 함께 있고 싶은 것이다. 혼자 있다 보면 남들이 날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이 만들어낸 불안함이 행동으로 나타나다보니 학생들이 더욱 고독을 피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요즘 현대인들은 인맥과 그 인맥이 주는 네트워크적인 요소들만 찾으려하지 자신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인간관계에 들어가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것일 뿐 자신의 주관적 생각과 자아를 포기한다.
남들이 있건 말건 혼자 벤치에 앉아 명상에 잠겨보고 휴대전화도 멀리 해보고 홀로 강의도 들어보고 한번은 사람들 많이 있는 맛집 한가운데에서 혼자 밥을 먹어도 보라. 그렇게 하면서 자기 자신과 친해져보라.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무슨 꿈을 품은 이인지. 자아를 확립시켜 보는 것이다. 고독을 통해 확고하게 자아를 독립시킨다면 남들과도 더 나은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독은 더 나은 인간관계의 확립과 자신을 찾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철학자 니체는 ‘너는 안이하게 살고자 하는가? 그렇다면 항상 군중 속에 머물러 있으라. 그리고 군중 속에 섞여 너 자신을 잃어버려라’라는 말을 했다. 누구나 친한 친구들과 있는 것이 편하다. 강의 또한 아는 이들과 듣는 것이 심적으로 안정적이다. 그러나 그렇게 어울리며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지는 않은가? 자유로운 대학인만큼 다양한 이들을 만나며 때로는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고 자신의 확고한 목표를 성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서도 큰 난관을 헤쳐나가는 힘을 길러야만 하는 이들, 바로 ‘요즘 대학생’이다.

이혜원 기자  hm8561@hwangr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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