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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의 차이
민경원 기자 | 승인 2017.05.09 |(508호)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장미대선’을 일주일 남짓 앞두고 후보들 간의 치열한 각축전이 이뤄지고 있다. 나 또한 한 명의 유권자로서 대통령 후보로 나온 이들의 경합을 지켜보며, 어떤 후보가 대통령직으로 적합하고 주어진 한 표를 어떤 후보에게 행사할지 고심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선거철만 되면 그 어느 때보다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네거티브(negative)’.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부정적인, 비관하는, 나쁜’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왜 ‘네거티브’라는 단어가 선거철이 되면 자주 쓰이게 되는 것일까?

선거에 나온 후보들 간의 경쟁에는 서로 저마다의 입맛에 맞는 공약을 내걸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도 하지만, 선거 역시 경쟁이다. 경쟁이란 무엇인가? 누군가와 맞붙어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거철이 되면 지지자를 향한 공약 경쟁에 이어 서로 상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고 잘못된 부분을 꼬집어 부각하여 상대를 견제하고, 지지율을 떨어뜨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이 상대를 이기고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선거철에 흔히 볼 수 있는 ‘네거티브 캠페인’이다.

허나, 최근에는 자신이 내건 공약과 정책을 통한 경쟁보다는 ‘팩트검증’이라는 명목으로 자신과 성향이 다른 상대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더군다나 사실도 아닌 내용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이것은 ‘네거티브’를 넘어선 ‘흑색선전’ 또는 ‘마타도르(Matador)라고 한다.

후보자들의 이런 모습은 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계획한 청사진을 밝히고, 상대의 공약의 허점을 논리적으로 비판하고 지지를 호소하기보다 상대 후보의 자질을 얘기하고, 원색적인 비난과 막말을 통해서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기에 급급했다. 이는 후보자들 당사자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각 후보자들의 소속 정당에서도 상대 정당의 후보를 공격하고, 인터넷, SNS에서도 상대후보를 허위사실과 악의적인 편집을 통해 조작된 자료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하여 상대방을 매도하는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 투표일이 다가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돼 언론사에서 쓴 듯한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가짜뉴스’는 기자가 쓴 것처럼 일반 기사형식으로 됐기에 별 의심 없이 거짓 정보를 받아들이기 쉽다. 이러한 ‘가짜뉴스’가 판치는 상황에서 나치의 선전장관으로 악명이 높았던 ‘요제프 괴벨스’가 한 말이 문득 떠오른다. “사람들은 한 번 말한 거짓말은 부정하지만 두 번 말하면 의심하게 되고 세 번 말하면 이내 그것을 믿게 된다” 이러한 가짜뉴스들이 계속해서 쏟아지면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막아 이성적인 판단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이번 호가 발행될 때쯤이면 이미 대선은 끝나 19대 대통령이 선출돼 있겠지만 이번 대선을 지켜보며 많은 회의감이 들었다. 후보자들은 자신들이 내놓은 공약과 정책을 강조하기보다는 상대 후보들의 단점을 캐는데 혈안이 된 것 같았다. 그리고 토론이 끝나면 서로 웃으며 악수를 하는 모습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정책과 공약은 그저 허울뿐인 명목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인터넷과 SNS 상에서 펼쳐지는 온갖 음모론과 허위사실을 통한 흑색선전은 ‘상대를 기필코 죽여야겠다’는 전쟁을 방불케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누가 더 옳고 그름을 판별하겠는가? 선거에서의 ‘네거티브’는 분명 공정한 선거와 후보 검증 차원을 위해서 필요하다. 하지만 도를 넘어선 ‘네거티브’는 선거를 망치는 ‘흑색선전’으로 변질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지양해야 한다.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표를 의식한 이런 노골적인 ‘흑색선전’을 뒤로 하고 후보들과 지지층들 간의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경쟁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이다. 

민경원 기자  min94@hwangr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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