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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근대역사를 만나다
방민혜 기자 | 승인 2018.09.04 |(513호)

군산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다. 조선 시대 이전, 군산의 명칭은 진포였다. 진포는 역사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최무선 장군의 진포대첩의 배경이기도 한다. 조선 시대에는 전국 최고의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의 세곡이 모이는 군산창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군산진이 설치되어 경제적, 군사적인 요충지로서 중요하게 여겨졌다. 또한, 일제강점기에는 호남지역 최초로 3.5 만세운동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이런 군산의 역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은 군산 시간여행마을의 근대역사박물관과 근대건축관, 근대미술관, 진포해양테마공원을 방문하는 것이다.

▲ 근대역사박물관 / 촬영 : 방민혜 기자
▲ 조운선 / 촬영 : 방민혜 기자
▲ 자원봉사팀이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 촬영 : 방민혜 기자

근대역사박물관은 과거 무역항으로 해상물류유통의 중심지였던 옛 군산의 모습과 전국 최대의 근대문화자원을 전시하여, 서해 물류유통의 천 년의 모습을 보여준다. 1층에는 열린 갤러리와 해양물류역사관이 있다. 열린 갤러리에서는 지난 7월 21일부터 오는 7일까지 이민호 사진작가의 경암동 철길마을 사진전시회 ‘철길 위의 사람들’이 열린다. 이 전시회는 현재 군산의 유명 관광지가 된 경암동 철길마을에 기차가 운행되던 시절의 사계절을 담았다. 전시회의 모토인 ‘기적(Whistle)’은 기차가 지나갈 때 기적을 울리라는 표지판으로, 이민호 사진작가는 ‘표지판은 사라졌지만, 경암동의 철길마을을 찾은 수많은 사람의 기적(Miracle)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양물류역사관에서는 물류유통의 중심지였던 군산의 과거를 확인하고, 이를 통하여 군산의 현재와 미래를 통찰하는 공간이다. ‘국제무역항 군산’, ‘해양유통의 중심’, ‘근현대의 무역’ 등을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연출공간에는 관련 유물과 영상이 배치되어있다. 전시관의 중앙에는 고려와 조선 시대에 백성에게 거두어들인 세곡을 도성으로 운반하는 운송선인 조운선이 재현되어있다. 조운선은 군산에 모인 전북지역의 세곡을 개경과 한양으로 운반하던 선박으로 물류유통의 중심지로서 군산의 역할을 상징화하고자 제작되었다. 관람객들의 실감 나는 체험을 위해 배에 올라가 시뮬레이션을 작동하면 배를 직접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2층에는 기증자전시실과 독립영웅관이 마련되어있다. 독립영웅관에서는 군산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74분을 기리기 위한 공간으로, ‘자랑스러운 군산의 독립의 영웅들’, ‘8인의 의병장’, ‘국내독립유공자들’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또한, 과거에 실제로 사용하였던 삼인검과 이준영 의병장의 칙령 등이 전시되어있다. 기증자전시실에는 근대역사박물관에 유물을 기증한 기증자분들을 위한 공간으로 ‘군산의 아프고 아픈 이야기’, ‘우리 삶의 이야기’ 등을 주제로 기증된 유물이 전시되어있다.

3층에는 근대생활관과 기획전시실이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지난 6월 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군산진’ 전시회를 연다. 군산진은 조선 시대의 군사시설로 세워졌으며, 해상방어와 조운을 책임졌던 곳이다. 전시회에서는 군산진의 유물들이 군산진에 모이고 흩어졌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근대생활관은 1930년 군산의 거리를 그대로 재현한 체험공간이며, ‘도시의 역사’, ‘수탈의 현장’, ‘서민들의 삶’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연출공간에는 1930년대에 존재했던 11채의 건물을 재현하여,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근대생활관에선 박물관 자원봉사팀이 테마연극인 ‘1930 시간여행’을 진행한다. 배우들은 근대생활관 곳곳을 관람객들과 함께 이동하며 1930년대 군산 소시민들의 삶을 생생한 연기로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연극에서는 군산 장미동 이름의 유래와 미두장과 부잔교에서의 쌀 수탈 과정 등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마지막에는 태극기를 나눠주며 군산 3.5 만세 운동을 관람객들과 함께 재현한다. 테마연극 ‘1930 시간여행’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을 제외한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와 2시, 총 2회에 걸쳐 약 20분간 진행된다. 또한,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와 3시, 총 2회에 걸쳐 군산지역의 근대기 영웅들의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선보이고 있다. 올해 어린이 인형극은 의병장 임병찬 장군의 생애로, 국채보상운동과 의병항쟁 등 항일 애국 활동에 대한 이야기이다.

▲ 근대미술관 / 촬영 : 방민혜 기자

근대미술관은 본래 (구)18은행 군산지점이었던 건물로, 1907년 조선에서 일곱 번째로 설립된 일본의 국립은행이었던 건물을 2011년 보수하여, 2013년부터 근대미술관으로 개관했다. 전시관은 군산 및 전라북도 출신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본관, 안중근의사 기념전시관과 대형금고가 전시되어있는 금고동, 근대역사경관지구 조성사업을 통해 수집한 근대기 군산의 다양한 근대건축 부재들이 전시된 관리동이 있다. 본관에서는 분기별 다양한 주제로 기획전이 개최된다. 지난 8월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는 찾아가는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전북도립미술관이 근대미술관 본관에 소장품 중 일부를 전시한다. 전시의 주제는 ‘산광수색(山光水色)’으로 경치가 좋음을 의미한다. 원숙한 용필과 골기 있는 선으로 자연을 관조한 김문철의 ‘통구미 항’, 짙푸른 바다의 적막을 깨고 초록 생명이 움트고 있는 이동근의 ‘독도’, 형식적 틀과 정형화를 벗고 붓 가는 대로 내면의 자유를 표현한 이희춘의 ‘꿈-중도포기’ 등 16점이 본관에 전시된다. 금고동에 있는 안중근의사 기념전시관에서는 안중근의사 연표와 사진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안중근의사가 수감생활을 했던 여순감옥이 재현되어있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대한의 독립을 위해 몸바쳤던 안중근 의사의 뜻을 되새길 수 있다.

▲ 근대건축관 / 출처 :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홈페이지

근대건축관은 본래 (구)조선은행 군산지점으로 1922년에 지어졌다. 광복 이후에는 한일은행 군산지점으로 사용됐으며, 근대미술관과 마찬가지로 2011년 건물을 보수하여, 2013년부터는 근대건축관으로 개관했다. 근대건축관은 로비, 금고실, 지점장실, 응접실의 전시관이 있다. 로비에는 근대건축물을 축소해놓은 모형을 통해 군산의 근대건축물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바닥스크린을 통하여 근대 군산의 역사를 볼 수 있다. 또한, 한쪽에는 강용면 작가의 ‘민족의 함성’이라는 작품이 전시되어있다. 세계 각국 인물과 캐릭터의 얼굴과 독립유공자의 얼굴이 그려진 이 작품을 보며 관람객들은 김구, 유관순 등 12명의 독립운동가의 얼굴을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금고실에선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은행에서 발행한 화폐 등 유물을 통해 당시 조선은행의 역할을 엿볼 수 있고, 지점장실에선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응접실에선 근대 군산의 다양한 모습을 시청각자료로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근대건축관의 건물의 기둥과 일부 벽면은 옛것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관람객들은 옛 조선은행의 모습을 상상하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 위봉함 전시관 외관 / 촬영 : 방민혜 기자

진포해양테마공원은 고려 시대 진포대첩의 전투 현장이었던 내항 일대를 올바른 역사 확립과 자긍심 고취의 교육장으로 만들기 위하여 육∙해∙공군의 퇴역 장비를 전시하고 있다. 야외전시로는 월남전에 사용되었던 8인치 자주포, 1965년 우리 공군에 도입된 F-5A 등의 13종의 퇴역장비 16대가 전시되어있다. 또한, 위봉함을 병영 생활에 생생한 체험이 가능한 체험관으로 만들었다. 위봉함은 1945년 만들어져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함으로, 우리 군의 상륙작전과 수송작전을 수행하였고, 1965년에는 월남전에 참여하였다. 위봉함 전시관 1층에는 세계 해전의 역사와 최무선과 화포이야기, 진포대첩 등에 관한 설명과 모형이 전시되어있다. 2층은 위봉함의 침실, 식당 등 병영생활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실제 전쟁에서 사용되었던 헬멧과 총기 등의 전쟁유물이 전시되어있다.

위의 네 곳을 더욱 더 즐겁게 관람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근대역사박물관에 갖춰진 스탬프리플렛 활용하는 것이다. ‘군산 근대항 스탬프 투어’라고 적혀있는 스탬프리플렛에는 근대역사박물관과 근대미술관 등 8개의 시설을 관람 후, 각 시설에 구비된 스탬프를 찍게 되어있다. 스탬프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진포해양공원에서 8개 시설의 스탬프가 찍힌 스탬프리플렛을 보여주면 기념품을 증정한다고 한다. 매일 반복되는 수업을 듣는 것이 지겹다면 멀지 않은 시간여행마을에 방문하여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보는 게 어떨까?

방민혜 기자  minhye98@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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