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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7회 황룡학술문학상 학술부문 대상(영화리뷰)당신은 '환생' 하고 싶은가?
관리자 | 승인 2019.01.07 |(0호)

당신은 ‘환생’하고 싶은가?

 

 

 

일 년에 영화관을 한번 갈까 말까 한 사람, 바로 그게 나다. 영화 한 편을 보려면 소비되는 돈과 2시간 남짓의 시간이 아까워 내가 영화관을 가는 일은 극히 드물다. 심지어 영화 취향도 로맨스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고 판타지는 이해를 못 해서 싫어하는 편이다. 그렇게 명작이라 칭하는 ‘해리포터’, ‘아이언맨’ 모두 나를 이해시키지 못했다. 그랬던 나의 지갑을 열게 한 판타지 영화가 있었다. 바로 ‘신과 함께’였다. 신과 함께는 작년 12월에 ‘신과 함께-죄와 벌’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상영이 되었고 이번 년도 8월에 ‘신과 함께-인과 연’이라는 제목으로 2편이 상영되었다. 그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는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어서 볼 생각이 없었다. 영화관에서 이제 더는 상영을 하지 않을 때쯤 여동생이 가족 모두를 모아서 안방의 TV로 강제 관람을 시켰다. 영화가 끝날 때쯤, 나는 눈물범벅이었다. 소리까지 내면서 엉엉 울어버린 것이었다. 그 영화가 얼마나 인상 깊었는지 원작인 웹툰 신과 함께도 찾아보고 2편은 개봉하자마자 예매하고 영화관에서 봤다. 신과 함께는 어떠한 매력이 있길래 나를 이렇게 변화시킨 것일까

먼저 1편인 ‘신과 함께-죄와 벌’은 소방관인 김자홍이 화재 사고 현장에서 여자아이를 구하고 죽음을 맞이해 정의로운 망자, 귀인의 이름으로 저승에서 세 명의 차사와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7개의 재판을 받으며 자신의 죄질을 되돌아보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2편인 ‘신과 함께-인과 연’은 성주신을 등장시켜 김자홍을 안내했던 세 명의 차사가 천 년 전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영화든 드라마든 1탄이 흥행하면 2탄은 그 기대에 못 미쳐 성과가 미미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높은 관심을 불러왔고 천만 관객을 불러 모은 1탄에 이어 2탄까지 천만 관객이라는 성과를 냈으니 가히 2018년 화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신과 함께의 흥행비결은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웹툰의 영향을 들 수 있다. ‘신과 함께’라는 웹툰은 온라인을 통해 3년 동안 연재되다 2012년 9월에 완결을 했다고 한다. 그때도 ‘전설의 웹툰’으로 불릴 만큼 명성이 자자했고 재연재를 시작한 지금까지도 거의 10년 전 웹툰임에도 조회수 상위권에 자리매김하여 전설을 다시 쓰고 있다. 웹툰이 영화나 드라마로 재탄생하는 경우는 오늘날 많이 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치즈인더트랩’이라는 웹툰은 드라마화됐다가 영화화까지 되었고, ‘내 ID는 강남미인’이라는 웹툰도 드라마로 크게 흥행한 바 있다. 웹툰을 즐겨 봤던 독자는 영화로 나왔으니 보고, 원작을 모르고 영화만 본 사람들은 원작이 궁금해 찾아보게 되면서 일거양득을 취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화려한 CG이다. 이 영화는 사후세계, 저승이라는 상상의 영역을 다룬다. 이 저승은 살인지옥, 나태지옥, 거짓지옥, 불의지옥, 배신지옥, 폭력지옥, 천륜지옥의 총 7개의 지옥으로 나뉜다. 아무도 본 적 없는 7개의 지옥이라는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장면 대부분이 CG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살인지옥은 살인을 했거나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그 원인을 제공하는 자를 심판하는 지옥이며 죄인은 불구덩이에 넣어지는 화탕형을 받는다. 이런 지옥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마치 죄가 성립되면 언제든지 불구덩이에 들어갈 수 있도록 그 위에 죄인 한 명 정도가 간신히 서 있을 수 있는 발판 정도만 만들어 보는 사람도 위태로운 느낌을 연출했다. 다양한 지옥의 모습을 나타낸 CG는 마치 실제로 존재할 것처럼 생동감이 있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죄를 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각성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했다.

세 번째로는 소재와 장르의 선택이다. 1편에서는 주로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소재를 다뤘으며 2편에서는 선을 권하고 악을 나무라라는 ‘권선징악’이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는 어렸을 때부터 보던 효녀 심청이나 흥부와 놀부와 같은 전래동화에 많이 등장하는 소재이다. 이는 공통된 공감대를 끌어내는 장점이 있지만 어떻게 보면 뻔한 결과가 보이기 때문에 다소 지루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뻔한 소재를 화려한 CG와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지루할 틈이 없이 더욱 몰입되게 만든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잘해라’, ‘착하게 살라’와 같은 뻔한 교훈을 준다. 뻔하지만 우리가 뼛속까지 새겨야 할 그런 교훈들 말이다. 일부는 이런 흔한 소재가 ‘억지로 눈물 빼기 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는 오히려 소재가 흔했기에 천만 관객을 불러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두에게는 부모님이라는 존재가 있고 그에 따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영화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이 영화는 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한국적인 판타지 영화’를 만들어 낸 것으로 생각한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그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판타지 영화가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에게 흔히 가르쳤던 교훈을 판타지라는 장르로 표현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점도 들었다. 바로 생전에 게으르게 살았던 사람들을 심판하는 곳인 ‘나태지옥’의 필요성이다. 나태지옥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망자는 회전하는 봉을 피하려고 영원히 달려야 하는 천벌을 받게 된다. 시간은 돈으로도 살 수 없지만, 과연 게으름이 저런 천벌을 받을 정도로 큰 죄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 같다.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같고 이를 어떻게 쓰는가는 모두의 재량에 따라 다를 것이다. 게으르면 그에 따른 결과는 자신이 다 돌려받는다고 생각하기에 ‘굳이 설정에 나태지옥을 넣었어야 했을까’라는 의문점이 생겼던 것 같다.

군산대신문 512호에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이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신과 함께 1편을 보고 쓴 글이었다. 영화 속 김자홍은 나태지옥에서 열심히 일하며 살아온 것이 다 돈 때문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그에게는 언어장애를 앓고 있는 노모가 있고 노모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그는 낮에는 소방관 일을 했고 저녁에는 부업으로 고깃집, 대리운전 등의 일을 전전하였던 것이다. 그런 김자홍이 비로소 쉴 수 있었던 시간은 죽어서였다. 죽어서나마 ‘돈’이라는 신에게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돌아보면 우리가 그렇게 악착같이 성공하고 싶었던 이유도 결국엔 돈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가 ‘왜 돈을 벌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나중에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그 행복의 주체가 자신이든 아니든 사람들은 나중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쉽게 포기해버린다.

-군산대신문 512호,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中

영화를 통해서 현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내일 죽게 된다면 오늘 무슨 일을 할지 처음으로 고민하게 됐다. 더불어 영화 속에 김자홍이 환생시켜주지 말라고 소리치던 장면이 특히나 계속 나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김자홍은 저승에서 타인을 구하다 순직한 귀인이었지만 이승에서는 노모를 위해 밤낮없이 돈을 버는 하나의 기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런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나의 일정은 남들보다 조금 더 바쁘다. 교내의 언론사, 동아리뿐 아니라 교외의 대외활동도 하고 있으며 여러 공모전에 이렇게 글을 내기도 한다. 욕심이 많기에 하고 싶은 게 많고 그래서 마음에 여유가 항상 없는 것도 사실이다. 주변 친구들은 그런 나를 보며 ‘일 중독’이라고 말한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하던 일을 마치면 해방감도 있지만 동시에 불안감도 찾아왔다. 마치 길을 잃어버린 꼬마처럼, 그렇게 새로운 길을 찾아 헤맸다. 그런 김자홍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됐다. 새로운 인생을 산다고 한들, 그는 여전히 돈에 휘둘릴 것이다. 그리고 나도 아마 이러한 인생을 또 살고 있을 것이다.

 

오래된 배터리가 된 기분이다. 충전은 느리고 방전은 빠르고.

 

SNS에서 본 글귀인데 마치 지금을 살아가는 모두의 상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질만능주의, 무한경쟁사회 속에서 우리는 하루하루 방전되고 있다. 당신은 환생하고 싶은가? 우스갯소리로 ‘다음 생엔 돌로 태어나 아무것도 안 해야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어디에나 행복은 있다. 후회는 마치 저승에서의 천벌과 같다고 생각한다. 후회 없는 삶을 살기는 어렵겠지만 한 번뿐인 인생,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산다면 적어도 환생하고 싶을 정도로 행복한 삶은 살 수 있지 않을까. 단순한 웹툰을 넘어 영화가 되면서 천만 관객들을 울게도, 웃게도 하며 우리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신과 함께’야 말로 2018년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영화 아닐까 싶다.

 

 

군산대학교 경영학과 2학년 박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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