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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완전 득한 <완득이>!
조 현 철 <교직과 교수> | 승인 2011.11.02 |(0호)
   
 
여: “잘 꺼주어서 고마워요!”  
남: “라면 들고 가실래요?”
 
18년만에 나타난 엄마와 아들 ‘완득’간 대화다. 완득은 굽은 등을 추겨 세우며 캬바레에서 값싼 춤으로 연명해온 아버지 밑에서 그럭저럭 자라온 외로운 고딩으로, 가끔씩 수틀린 일이 발생하면 주특기인 주먹을 행사해보는 일 밖에 다른 방도가 없음을 안다. 그런데 수동적이고 불만스런 완득이의 예민한 사춘기에 등장한 이 여성의 우리말 발음은 참으로 어눌하기만 하다. 바로 필리핀 이주 여성으로 뒤늦게 아들을 찾아온 이 미운 존재 앞에서 왼득은 자신의 불쌍함이 이미 완성되어가고 있다고 스스로 선언한다. 그러나  ‘생활의 근원적 결손’에 대한 뒤늦은 보상재가 수줍고 조심스럽게 나타난 상황에서, 완득은 스스로 성의를 다하여 자신의 처지에서 가능한 서비스를 그렇게 제안해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완득이』의 중심 주제는 사실 ‘엄마 찾기’가 아니다. 오히려 ‘똥주선생 극복기’를 부제로 해도 좋을 만큼 영화의 중심은 선생 ‘동주’에 있다. 이 인물은 완득이가 사는 달동네 속 옆집에 거주하며, 아침마다 불쌍한 제자에게 햇반을 뜯어내는 치졸한 인간이다. 교실 속 동주는 냉정하고 거친 직설화법으로 학생들의 성적과 외모, 가정환경 및 성품들에 대한 언급에 거침이 없다. 그의 그런 비열한 무기에는 말뿐만 아닌, 공개적인 매질도 포함된다. “꼬으면 신고해!”라는 멘트와 함께. 특히 동주의 이 치졸한 공격의 희생자 명단에 완득이가 일순위에 놓여있으며, 동주는 옆집 아저씨로서 얻은 정보를 활용하여 교실에서의 제자를 괴롭히는 데 매우 능숙하고 악랄한 면모를 보인다. 그리하여 당연히 완득이의 예배당 기도목록에는 ‘똥주의 죽음’이 일순위를 차지한다.  
그런데 그 껄끄러운 혈육의 발굴 안내자가 바로 그 인격 파탄의 원수인 똥주이고, 그가 그 일에 개입된 사연은, 그가 부업으로 (경제학적으로 마이너스 수입구조를 이루는) 전개하는 사업이 동남아 출신 불법 이주노동자들의 보호와 지원이었다는 사실과 직결된다. 똥주는 그 일로 여러 차례 위기를 겪게 되고, 그 과정에서 완득이로부터의 지원과 본의 아닌 가해를 받게 되고, 두 사람간 상호이해 과정은 가속화되며, 특히 완득이의 성장담은 완성되어 간다. 급기야 ‘똥주선생’이 전도사로서 교회를 인수하고, 이 곳에서 이주노동자들가족의 협력과 공동생활의 장이 펼져지는 과정을 목격하는 대목에까지 이르면, 이제 그 성장담은 관객의 몫으로까지 돌려지게 된다. 그리하여 그간 완득이의 시선으로 인물과 사건을 보면서 대체로 킥킥대던 관객들은 이제, 우리시대 다문화 현상을 하나의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관용과 이해의 열린 시선을 또 하나의 당위로 견지하게 되는 것이다.
한 편의 상업영화로서 『완득이』가 주는 매력은 주로 똥주선생이 드러내는 훈장으로서의 표면적 스타일과 내면적 내용간 불일치가 주는 긴장에 기인한다. 현 상황에서 가장 성숙한 내면세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선생 동주의 말투와 행적은 그야말로 망나니급이다. 엄마와 함께 아빠를 상봉하러 지방에 내려가야 하는 완득이의 수업과 자율학습을 빼주는 대가로 완득이가 새벽에 배달하는 “신문을 한부씩 쌔벼”달라고 협박하는 과정에서, “신문은 인터넷으로 보세요”라는 피해자의 요청에 대한 그의 대답은, “야 임마! 너는 똥 쌀 때에도 컴퓨터 들고 다니냐?”이다. ‘김윤식’의 걸쭉한 입담과 자연스런 표정은 이 뷸균질적인 인물의 독특한 묘사와 함께 영화 전반의 웃음을 확실히 책임져 준다. 그러나 『완득이』의 진짜 영화적 매력은 밑바닥 삶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그것을 자연스런 맥락 속에서 아기자기하게 엮어내는 상황설정의 묘미에 있다. 완득이와 동주 그리고 무개념적 참견의 이웃간에 형성되는 인간적 정서는, 넉넉한 상호노출을 허용하는 달동네의 남루한 거주공간 속에서 점점 성숙되어간다. 이 공간에서는 또한 흔히 신체적, 지적 장애라 불리울 사항들도 인종적, 계급적 차이에 대해 그렇듯이 마땅히 ‘다름’의 차원으로 다루어져야 함이, 영화적 구성을 통해 자연스레 설득력을 얻게 된다. 그만큼 『완득이』는 한편의 상업영화로서 관객을 넉넉히 위로하면서도, 속 깊게 설득해내는 영리한 계몽영화이기도 하다.
       
 

조 현 철 <교직과 교수>  han@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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