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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인간관계에 지친 그대들에게
박사랑 편집장 | 승인 2019.04.03 |(519호)

힘차게 시작했던 3월이 지나고, 4월.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3월에 있었던 기대감과 걱정들이 기억날지 모르겠다. 대학생이 되면서 여러 가지를 보고 느꼈지만 그중 아직도 해답을 못 찾는 게 있다면, 바로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그동안의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모두 한 공간에 모여서 수업을 받기 때문에 따로 연락을 안 해도 친구는 항상 곁에 당연히 있는 존재였다. 그러나 대학교는 다르다. 다들 각자의 시간표가 다를뿐더러 지정된 교실이 아닌, 계속 이동해야 하는 강의실로 바뀌었다. 시간을 내지 않는 이상은 나와 시간표가 맞지 않는 친구와 만나기 힘들어졌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노는 무리가 갈리면서 친했던 친구와 서먹해지기도 한다. 처음엔 모두와 친해지고 싶어 무리에 연연하지 않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던 것 같다. 하지만 결국엔 나도 안정적인 무리 안에 있게 됐다.

인간관계에는 깊이가 있다. 그리고 그 깊이를 알아챘을 때 우리는 인간관계가 어렵다는 걸 깨닫는다. 그 얕은 관계는 SNS로 나마 지속되고, SNS 때문에 증명된다. 백 명이 넘는 카카오톡 친구 중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을만한 상대가 없을 때, 페이스북에 생일 알림이 안 떠 아무한테도 연락이 없을 때. 우리는 인간관계의 허망함을 더 크게 느낀다. 대학교는 더 그렇다. 한 교실에 묶여있는 것이 아닌, 하고 싶은 활동을 직접 찾아 실현할 기회가 많다. 또한, 휴학이나 편입, 복학 등의 이유로 학기가 바뀔 때마다 강의실에는 점점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렇다. 우리는 학과나 학내 동아리 속에서 쉽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지만, 더욱이 쉽게 그들을 떠나보냈다.

대학교에는 흔히 ‘아싸’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다. ‘아싸’란, 아웃사이더의 줄임말로 무리와 섞이지 못하고 밖으로만 겉도는 것을 말한다. 남한테 맞춰주는 것이 싫거나 혼자가 편하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은 자발적으로 아싸를 자처한다. 공동체 문화가 익숙한 우리에게 10여 년 전만 해도 혼자 다니는 사람들은 사회 부적응자라는 딱지가 붙곤 했다. 그러나 현재 혼자 밥을 먹는 ‘혼밥’,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 등의 나 홀로 문화는 이미 우리의 삶에 깊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혼밥'을 어디까지 경험했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혼밥 레벨' 분류표는 네티즌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나도 혼자가 익숙하지 않아 밖에서 밥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닥칠 때 ‘어떻게 하면 빨리 먹고 나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밥을 혼자 먹는 사람들을 신경 썼을까?’

사실 열 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 열 명의 사람과 모두 잘 지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얕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작은 사회생활이라고 봐도 무방한 대학교에서는 내 감정에 솔직하면 안 되는 때가 더 많다. 싫어도 좋은 척, 그렇게 우리는 애써 관계를 유지해왔다. 어떤 이는 인간관계에 너무 지쳐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타인의 고통은 결국 타인으로 치유되는 법이다. 그러나 남의 시선에 얽매여 살지는 말자. 생각보다 남들은 그렇게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작가 정여울의 글로 황룡담을 마친다.

“우리는 타인 때문에 상처받고 타인 때문에 주눅 들고 타인 때문에 피해를 입는다. 하지만 우리는 타인에게 사랑받고 타인에게 용기를 얻고 타인으로 인해 혼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세계의 비밀을 접한다. 우리는 타인의 눈에 비친 우리 자신의 모습을 결코 완전히 알 수 없다. 바로 그 ‘알 수 없음’ 때문에 우리는 마음속에 수많은 타인을 초대하고, 내 안의 수많은 나와 공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타인은 지옥이다. 하지만 타인 없는 삶은 지옥보다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박사랑 편집장  sarang0422@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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