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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성의 이면, 악용은 어디까지인가페이지 관리자의 책임감 필요
이동규 기자 | 승인 2019.04.03 |(519호)

최근 우리 대학 페이스북 페이지인 『K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어떤 특정인을 비하하는 글이 올라왔다. 자칫 타인이 봤을 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어 그 게시글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이 페이지는 다들 알고 있듯이 익명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 대학 학우들이라면 한번쯤 접해보았을 것이다. 다들 한번쯤 고민해 보았듯이 익명이라는 힘을 잘못 이용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 같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익명성을 띄고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는 대부분의 대학교, 혹은 지역마다 활성화가 되어 있다. 각 페이지가 띄는 성격은 모두 다르지만, 익명을 이용해 악용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존재한다. 물론, 게시글의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페이지도 있다. 예를 들어,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는 문제되는 글이 올라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몇 가지 규정을 정해놓고 있다. 그 중, 페이지 소개 글에는 ‘특정인을 저격하는 글이나 수위가 높은 글 등은 필터링 된다.’며 그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글도 올라와있다.

『K대신 전해드립니다』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은 같은 익명성 페이지지만, 제보를 하는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다. 『K대신 전해드립니다』는 제보 글을 페이스북 메신저로 보내는 방식인 반면,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은 여러 섹션을 골라 그에 맞는 제보를 할 수 있다. 이는 관리자가 아니라 1차적으로 컴퓨터가 첨삭 후 업로드 하는 방식으로, 관리자가 글을 보고 업로드 결정을 하는 『K대신 전해드립니다』보다 실수를 할 가능성이 적다. 또한, 관리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갈 수 있는 위험도 존재하기 때문에 관리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한다. 여전히 대부분의 익명성 페이지는 필터링 없이 그대로 게시글을 올리고 있으며, 그에 따른 책임은 생각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평소 『K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를 자주 접하고 있는 이한기(해양생물공학·15) 학우는 “SNS는 서로의 의사소통을 조금 더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익명 페이지에 올라오는 몇몇 글을 보면 이러한 장점을 이용해 익명으로 아무런 말이나 가볍게 해버리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고민제(수학·15) 학우는 “익명이란 건 필요에 따라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터무니없이 논란을 일으키는 글이 올라온다면 이것은 분명 자신의 글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으로 밖에 판단이 되지 않는다. 이런 입장만 생각한다면 분명 익명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문제점을 꼬집었다.

요즘 들어 한 가지 주제로 많이 올라오는 익명 글이 있다. 바로 학생회비 관련 글이다. 주로 학생회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내지 않아도 되는지 등의 질문을 하는 글이었다. 하지만 이런 궁금증은 분명히 학과 내에서 충분히 해결 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자체적으로 풀 수 있는 내용들이다. 이에 대해 익명의 한 학회장은 “학생회비 관련해서 신입생들에게 각 학과 학회장들이 안내장 등을 배부하면서 나름대로 충분히 설명을 한다. 하지만 신입생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고 궁금한 점도 있을 수 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페이스북에 올리기보다는 학과 내 조교나 학회장에게 부담 없이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물론 익명성 페이지의 긍정적인 효과도 빼놓을 수 없을 만큼 많이 있다. 교내 사건·사고를 어느 누구보다 빨리 알 수 있으며, 학우들이 학교생활을 하는데 유익한 정보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잃어버린 물건을 어딘가에 맡겨놓았으니 찾아가라는 제보도 많아 사이버 상의 분실물 센터 역할도 하고 있다. 때로는 서로 필요한 책을 사고팔거나 누구에게도 털어 놓을 수 없는 자신만의 고민을 익명으로 올려 누군가의 조언을 받기도 한다. 이를 본 학우들은 친구를 태그하며 연락 달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하고, ‘좋아요’를 누르며 누군가의 아픔에 같이 공감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보면 익명성이 가진 순기능은 우리 삶 속에 깊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최성용(해양생물공학·15) 학우는 “『K대신 전해드립니다』가 학교 내에서 부조리나 억울한 일을 당했다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페이지인 것 같다. 정보를 공유하고 학교 선배의 조언을 구하는 소통의 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익명성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인터넷 상의 익명성 문제는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된다. 익명성 글에 대해 페이지 관리자들이 구체적으로 규정안을 마련하고 논란이 될 수 있는 글은 서로 회의를 거쳐서 업로드가 된다면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 페이지는 조금이나마 깨끗한 공간이 될 것이다.

필자는 이와 같은 익명성 페이지에 논란이 되는 글이 올라오는 글이 게시가 됐다면 구체적인 업로드 규정을 공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K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는 약 15,000명 가량이 팔로우하고 있으며 우리 대학 학우 뿐 아니라 군산 시민들도 즐겨보고 있다. 이 페이지는 우리 대학 학우들이 관리자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페이지의 프로필 사진도 우리 대학의 상징인 UI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우리 대학의 또 다른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 입장에서도 우리 대학의 UI가 있는 익명성 페이지에 논란이 되는 글들로 채워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하루 빨리 이 페이지에 올라오는 글에 대한 규정이 정립되고 학우들의 인식개선으로 더욱이 깨끗한 『K대신 전해드립니다』가 되길 바란다.

이동규 기자  rb7125@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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