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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박사랑 편집장 | 승인 2019.05.07 |(520호)

 벚꽃과 함께 찾아온 시험 기간은 떨어지는 벚꽃 잎과 함께 저물었다. 시험 기간이 다가올수록 다들 조급해졌는지 새내기들은 하나둘씩 “시험공부는 어떻게 해야 해요?”라며 묻곤 했다. 내가 즐겨봤던 웹툰 「대학일기」에서는 공부가 고기라고 가정했을 때, 입시 공부는 고기를 구워서 잘라준다면 대학 공부는 소를 잡아먹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걸 보면서 대학에서의 공부는 알아서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은 내 이름을 모를뿐더러 수업에 빠졌다고 연락이 오지도 않는다. 또한, 아무도 우리에게 출석을 강요하지 않고 공부를 하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정말 우리는 스스로 해야 하는 ‘성인’이 된 것이다.

 공부를 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요약 노트를 만들거나 밤새 벼락치기 공부를 한다거나 공부의 신들이 한다는 공부법을 따라 하거나, 각양각색 시험 기간을 채워간다. 교수님마다 시험 문제를 내는 방식이나 과제 제출 방법 등이 다르므로 사전 조사는 필수다. 어떤 교수님은 책 한 권이 시험 범위이니 책을 모두 외워오라고도 한다. 하기 싫은 마음에 시험을 앞두곤 집안의 벽지만 봐도 재밌고 힘들 때마다 시험 끝나고 할 일을 일기장에 적으며 위안 삼기도 한다.

 나에게 공부는 ‘해야 하는 일’에 속한다. 하고 싶지는 않으나 학생의 신분이 우선인 만큼, 학업은 놓아서는 안 되는 의무에 더욱 가까웠다. 그리고 학업 외에 해야 하는 일이 많기에 공부는 점점 주에서 부로 옮겨갔다. 그렇게 올해 초,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기 위해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쭉 나열해봤다. 대외활동, 사회봉사, 수상실적…. 그래도 열심히 산 보람은 있는지 꽤 많았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이었다. 그 활동을 했다는 사실만 증명하기 급급해, 그의 진정한 가치는 찾지 못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에는 더 쓸 말이 없었다.

 그 속에서 ‘하고 싶은 일’은 있었을까? 그다음으로 나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스펙’이 목적이 아닌 내가 하고 싶어서 했던 일은 무엇일까. 남들보다 빨리 달리는 사람은 빨리 지치기 마련이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무기력한 기분, 한 번쯤 느껴봤을 것이다. 모든 것에 지쳐서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 아무것도 안 하는 내가 한심한 기분. 그 와중에 해놓은 건 없어서 조급한 기분. 시험 기간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 벚꽃 보러 가고 싶은데, 놀고 싶은데, 공부를 안 하면 불안하고.

 어쨌든 끝날 것 같지 않던 시험은 끝이 났다. 앞으로도 하기 싫은 것만 투성이일 것이다. 다음 시험도 당장 한 달 후고 수많은 과제와 또 씨름하게 될 것이다. 당장 해야 할 것이 가득한 학교에 다니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보라. 주어지는 과제를 해결했다면 이제는 자신에게 과제를 줄 차례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학점 때문이 아닌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 말이다. 생각했다면 실천해라. 작은 점부터 하나씩 그려나가다 보면 어느새 커다란 그림 한 폭이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빨리 달리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속도에만 집중하다 보면 결국 길을 잃게 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모두의 내일을 응원한다.

박사랑 편집장  sarang0422@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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