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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1순위는 누구인가요?
박주영 편집장 | 승인 2021.10.07 |(541호)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다. 서로의 생활터전이 달라지고, 자주 만나기 힘들어지니 자연스레 교류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나는 이 말을 들을 때면 친했던 친구들을 생각한다. 매일 연락하는 게 당연했고, 스스럼없이 함께 놀며 자란 친구들 말이다. 그중 대부분과는 지금도 간간이 연락하지만, 뭐 하고 사는지 모를 정도로 소식이 뚝 끊긴 친구도 있다. 얼마 전, 추억이 담긴 앨범을 보며 그 친구와 단란이 찍은 사진을 보고 생각했다. 사진 속 나는 그때보다 10년은 더 살았는데, 아직도 인간관계는 어렵다고.

 우리는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며 존재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자랄수록 가족, 친구, 일터 사람들, 혹은 잘 알지 못하는 제3자까지 많고 다양한 유형의 사람을 만나게 되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각자만의 ‘인간관계’를 형성한다. 어렸을 적 나는 모두와 친한 친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사람들이 입 모아 어렵다고 말하는 인간관계 대한 나의 비상책이었다. 이런 다짐 탓에 모두에게 친절을 베풀며 나에게 오는 부탁은 무조건 들어주었고, 그 덕분인지 난 모두에게 ‘좋은 친구’였다. 하지만 모든 선택엔 장단점이 따르기 마련이듯, 타인에게 초점을 맞춘 삶에서는 나를 살필 여유가 없었다. 남의 눈치를 보고,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를 받게 된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에 대한 강박은 이를 애써 삼키게 했고, 마음에 쌓이고 쌓여 큰 응어리가 되었다.

 이를 지닌 채 졸업하고, 자연스레 멀어진 친구들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야트막한 관계에 쏟은 정성이 아까워진 것이다. 그 정성을 ‘나 자신이나 가족, 혹은 날 편하게 해주는 사람들에게 쏟았으면 더 좋았을걸’이라는 후회도 들었다. 짧은 각성의 시간을 가진 후, 새로운 다짐을 했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 순 없으니, 무리한 부탁은 거절하고 남보다 나를 더 챙기자고. 각자의 인생에서 그 누구보다 가장 중요한 사람, 즉 1순위는 나 자신이다. 혹시 지금 인간관계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면 이 문장을 마음속에 적어주길 바란다.

 나는 이 마음을 지닌 채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일에 비협조적인 사람, 이유 없이 남을 욕하는 사람 등 어쩌면 ‘다양한 유형의 사람’을 만났다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나를 1순위에 두는 것은 이때 진가를 발휘한다. 내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관계를 쉽게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좋아하지도 미워하지도 않고 ‘스쳐 지나가는 관계’를 형성하고 끊어내는 게 처음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먼저 챙긴 후 타인을 마주하는 걸 습관화한다면, 인간관계와 새로운 만남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모두 관계망 속에 존재한다. 그 관계망을 벗어나면 그 사람은 인정받지 못하는데, 이것 때문에 삶이 괴롭다고 생각한다.”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작가 유시민이 한 말이다. 아마 많은 이가 이 말에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이 공감만큼 피곤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황룡담은 인간관계로 피곤한 삶을 사는 우리를 위한 처방전이었다. 그저 이 짧은 글을 통해 ‘자기 인생의 1순위는 스스로이고, 그 어렵다는 인간관계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임을 자주 새겨주길 바랄 뿐이다. 나를 아프게 하는 것에게 억지로 다가갈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나와,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해주자. 인간관계로 상처를 입기엔 우리 개개인은 모두 소중한 존재니까.

 

박주영 편집장  1900011@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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