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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기 군산 최고의 번화가, 중앙로 1가
송석기 | 승인 2012.06.06 |(0호)

현재 군산에서 상업 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가 어디일까? 개인적인 의견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군산시민이라면 대부분 군산 상권의 중심이 나운동에서 수송동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얘기할 것이다. 그렇다면, 근대기 군산에서 가장 번화했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고, 상업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장소는 어디였을까?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현재의 중앙로 1가는 일제강점기 동안 명치정(明治町)이라 부르던 군산에서 가장 번화한 가로였다.
근대기 동안 군산의 도심은 개항과 함께 설정되었던 각국 조계지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군산이 각국 조계지로 설정되기는 하였지만 주로 일본인이 자리 잡게 되면서 일제강점기까지 군산의 원도심은 일본인들의 생활 중심지였다. 그러한 원도심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상업가로가 중앙로 1가였다. 그러나 군산의 도심과 행정적 중심이 항상 일치했던 것은 아니었다. 개항으로부터 1920년대 중반까지의 행정 중심은 군산부청이 처음 자리 잡았던 현재의 세관을 중심으로 한 영역이었고, 1928년 군산부청의 이전과 함께 현재의 구시청사거리가 새로운 행정 중심이 되었다.
일제강점기 중앙로를 촬영했던 몇 장의 사진과 1930년대에 제작된 군산시가도와 같은 지도의 기록을 통해 당시 이곳에 어떤 건물과 시설들이 자리 잡고 있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현재의 구시청사거리에는 군산부청이 있었는데, 중앙로를 사이에 두고 현재의 이성당 방향을 정면으로 한 배치였다. 현재는 대학로가 더 중요하고 큰 가로이지만, 당시에는 중앙로가 더 중요한 가로였기 때문에 군산부청의 정면은 그 쪽을 향해 있었다. 중앙로 1가의 서쪽 끝은 해망굴이었고, 동쪽 끝은 영동교차로였다. 그곳에 지금은 없어진 군산경찰서가 있었다.
서쪽의 해망굴로부터 가로변을 따라, 지금의 금동 소방서 앞 주차장 자리에는 군산공회당이 있었고, 이성당 앞의 군산부청을 지나 현재의 군산우체국 자리에는 미나까이 백화점이 있었다. 백화점을 지나 영동교차로에 가까이에 위치했던 군산 소방조와 그 옆으로 영동교차로에 면해 있는 지금의 공용주차장 자리에 있었던 군산 경찰서까지가 일제강점기 가장 번화했던 명치정이었다. 이상과 같은 중요한 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가로변은 상점과 사무소, 병원 등 대부분 민간의 상업건축물로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개항이후 군산항과 군산역의 개발로 군산 시가지는 남동쪽으로 확장되었고, 시가지의 중심도 점차 남동쪽으로 이동하였다. 반면 20년대 후반까지 군산의 행정 중심은 세관 주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시가지 중심과 행정 중심의 불일치는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군산부청의 이전은 이러한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군산부청의 이전과 유사한 시기인 1920년대 후반 해망굴의 개통, 1930년대 초반 공회당과 백화점의 신축 등으로 중앙로의 중심성은 더욱 강화되었고, 명실상부한 군산 최고의 번화가가 되었다.
중앙로 1가에 있었던 당시의 주요 건축물 중 현존하는 건물은 없다. 가로변을 따라 몇 동의 낡은 기와지붕 건물을 확인할 수 있지만, 당시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해주는 건물은 거의 없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당시의 번화했던 가로 분위기를 유일하게 보여주는 건축물이 있다면, 그것은 현재 기업은행 옆, 길 건너에 위치한 군일 유리라는 상호의 건물일 것이다. 1930년대 지도에는 이 위치에 대야사진관이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대야사진관이었던 군일 유리 건물은 모서리를 곡면의 넓은 개구부로 처리하면서 유리를 사용하여 기하학적이며 단순한 외관을 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외관의 처리는 1930년대에 유행하기 시작했던 모더니즘 건축의 특성을 보여준다. 1930년대 우리나라에서는 소비문화의 확산과 함께 백화점, 극장 등의 민간 상업 건축물 신축이 증가하였고, 이 건축물들은 대부분 서구 모더니즘 건축 경향으로 지어지고 있었다. 군산 소비문화의 중심이었던 중앙로 1가에 세워진 대야사진관은 당시의 그러한 건축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송석기  건축공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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